살아내기

소설명작극장 <살아내기> 감자, B사람과 러브레터, 봄봄, 운수 좋은날

■공연정보
런타임 : 
관람연령 : 초등학생이상
원작 :  감자-김동인  B사감과 러브레터-현진건 봄봄-김유정 운수 좋은 날-현진건
각색연출 : 고건령 


■제작 의도
근대 문학 작품들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와 시대적 환경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한 은유와 풍자를 통해 진한 페이소스를 풍기는 그야말로 수작들이다. 우리의 위대한 유산이기도 한 근대 문학 작품들을 평면적 텍스트에서 입체적 연극 작품으로 만들어 공연을 함으로서 새로운 재미와 재인식의 장을 열고자 한다.

살아내기는 수많은 명작들 중에서, 봄봄, 감자, 운수 좋은 날, B사각과 러브레터 등 4편을 연작으로 구성, 공연 1회 당 3편씩 묶어서 상연한다. 이 네 편의 작품들은 일견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보이지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진한 페이소스와 시대를 아우르는 삶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공연으로 묶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실존과 본질. 그 갈등에서 비롯되는 인간적 비애. 묵은 장처럼 진한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한번쯤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작품 소개
1. 감자 김동인(1900~1951) 원작
이 작품은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자란 ‘복녀’라는 여인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타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자연주의에서 강조하는 ‘환경 결정론’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환경에 의해 지배받는 인간의 삶의 비극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있다. 
가난하지만 착한 성품을 지녔던 복녀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80원에 팔려 시집을 가게 된다. 불구인 남편은 게으르고 무능력한 사람이라 결혼 후에도 극도의 가난에 시달리면서 칠성문 밖 빈민굴에서 살게 된다. 도박으로 소일하던 남편은 급기야 복녀의 매춘을 강요하기에 이르고, 어쩔 수 없이 매춘을 하게 된 복녀는 점점 타락하게 된다. 하지만, 생활고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식량이 부족해 왕 서방네 감자를 훔치러 갔다가 왕 서방과 관계를 맺게 된 복녀는 남편의 묵인 하에 왕 서방의 정부(情婦) 노릇을 하며 점점 물질의 노예가 되어 가는데..

2. B사감과 러브레터 현진건(1900~1943) 원작
1925년 2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B사감과 러브레터는 현진건의 다른 작품들과는 성격이 다른 이색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과 같은 진행법으로 전개되어 독자를 유인해 가지만, 결국 한 인간의 극대화되고 과장된 이율배반적인 심리를 인간주의 입장에서 따스한 눈길로 다루고 있다. 일견 희극적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생의 본질적인 비극성을 해학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서, 인간에 대한 본질적 성찰을 유도하는 깊이 있는 작품이다.
여학교 기숙사의 B사감은 학생들의 자유연애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남성 기피증 환자다. 남학생들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편지조차도 주고받지 못하게 하는 B사감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여학생들은 B사감을 극도로 혐오한다. 어느 날 밤, 기숙사에 울려퍼지는 난데없는 귀곡성에 놀란 여학생들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의 진원지로 향하는데..

3. 봄봄 김유정 (1908~1937) 원작.
1935년 12월『조광(朝光)』에 발표된 봄봄은 김유정 문학세계의 본령인 해학 내지는 해학적 인간인식이 가장 구체화되어 있는 작품의 하나이다. ‘봄봄’이라는 표제의 봄의 반복은 새로운 탄생이나 사춘기 또는 청년기의 표상이기보다는 이 작품의 중심 내용인 안타까운 기다림, 또는 기대의 시간적인 표상어이다. 이러한 봄봄을 원작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대적 해석을 가미하여 코믹하고도 신랄하게 각색하였다.
만수는 3년을 훨씬 넘도록 봉필이라는 마름의 딸 점순이와 혼인하기 위하여 돈 한 푼 안 받고 데릴사위로서 약정된 머슴노릇을 한다. 만수는 어서 빨리 점순이와 혼인을 하고 싶으나, 그럼으로써 노동력이 손실될까 우려하는 봉필의 욕심 때문에 그 소망은 번번이 좌절된다. 봉필의 상투적인 이유는 점순이가 채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순진하고 우직한 만수는 얼른 점순이의 키가 커주기를 빌기도 하고, 때론 심통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나 봉필의 교묘한 농간에 의하여 언제나 일방적으로 패배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점순을 노리던 문태의 부추김과 점순이의 묘한 반응에 자극을 받은 만수는 작심하고 장인과의 일전을 불사하는데..

4. 운수 좋은 날 현진건(1900~1943) 원작
1924년 6월〈개벽〉48호에 발표되었고, 1941년 박문서관에서 펴낸 〈현진건단편집〉에 실린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의 가난한 생활상과 기구한 운명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으며, 1920년대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백미로 평가된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어느 날, ‘재수가 옴 붙어서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한’ 인력거꾼 김 첨지에게 행운이 불어 닥친다. 아침 일찍부터 연이어 손님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김 첨지는 불쑥불쑥 떠올라 마음을 어지럽히는 병든 아내의 말을 애써 외면하며 죽어라 거리를 달리고 또 달린다.
예기치 않게 거금을 손에 쥔 김 첨지는 기적적인 벌이의 기쁨을 만끽하려 길가 선술집에 들러 친구와 술판을 벌인다. 병든 아내에 대한 어떤 불안감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을 술로 떨쳐내던 김 첨지는 아내가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한 그릇 포장하여 주저하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관극 포인트
<활자를 벗어난 생동감>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을 1930년대의 근대 소설의 감동을, 글이 아닌 연극 공연의 현장감과 섬세한 표현력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사람에 대한 동질감과 깊은 애정을, 현대적 예술 감각을 통해 더 흥미롭고 깊이 있게 공감 할 수 있다.

<시대를 아우르는 부조리한 사회적 갈등>
본질적, 자발적이기보다는, 환경적, 사회적 요인에 의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현대인들. 우리의 삶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스태프
연출 및 각색 고건령
각색 이신영, 김미경, 임선아
조연출 안진영
음악 이정아 김효진 임한빈
음향 박성석
조명 김좌훈
무대 이종승 김지영
안무 양신우

■공연보
2017.05.25-06.18 창작플랫폼 경험과상상
2017.07.05-08 한강물빛무대

■공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