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약속

11.12(화)-14(목)

공연 개요

2인극 페스티벌 공식참가작 
경험과상상 <그들의 약속> 

■일시 및 장소
11월12일(화)-14일(목) 저녁8시30분
대학로 창조소극장

■제작진
출연 강제권 임청미
극작 정상미
연출 류성
음악 이정아
제작 경험과상상

■티켓가
상상이상 회원 무료
일반 30,000원 
학생 15,000원 
학생단체관람 10,000원 
배우·스탭 할인 10,000원
예술인티켓 10,000원 
패키지티켓(전공연 관람권) 200,000원

2인극 페스티벌 공식참가작

기획의도

원래 한국은 자살률이 대단히 낮았던 나라입니다. 그러나 IMF와 함께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00년대 초반부터 자살률이 폭등하여 OECD 국가 중 1위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단위로 무한경쟁하는 신자유주의 경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경쟁의 패배자,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었고, 절망에 빠진 이들이 차례차례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약속>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 서민들의 절망과 희망, 위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착하고 양순한 등장인물들이 여유있는 호흡으로 끌어가는 정서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며, 애잔합니다. 연기와 연출, 무대와 조명 등이 '레트로'한 스타일로 마치 오랜만에 집밥을 먹는 것 같은 편안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연극입니다. 

작가의 말

이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지도 벌써 12년이 넘었다. 긴 시간이 흐른 만큼 이제 ‘옛날 작품’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을 돌아보니 그때와 지금의 우리 사회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것도 같다. 최근 3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자살자가 더 많은 현실이 그저 아프고 무력해진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라도 진심으로 소망한다. 끝끝내 살아내기를.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살아 있다 보면 마침내 ‘살아 있어 다행이다’라는 순간이 오기를 마음 깊이 두 손 모아 바라고 바란다.

연출의 말

최대성과 김예진은 신자유주의 경쟁에서 낙오, 혹은 도태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압도적 다수 서민들의 보편적 전형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내 삶은 자꾸만 후퇴하는 것 같은 불안한 마음. 끝도 없는 경쟁에 지쳐서 그만 다 놓아버리고 싶은 심정. 이 사회에서 나만 무능력한 사람으로 낙인찍힌 것 같아 서럽고 억울한 마음. 가족과 지인들에게 사람구실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럽고 죄스런 심정. 

사실 최대성과 김예진이 사회에서 낙오한 것은 그들이 남보다 무능력하거나, 평균보다 게을렀기 때문이 아닙니다.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기에는 불리하기 짝이 없는, 하필이면 착하고 순한 심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그들은 약삭 빠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하필 자살을 택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만약 심성이 악하고 독했다면, 자신을 무시한 누군가에게, 또는 자기를 버린 이 세상에게 복수했겠지만, 양순한그들은 남을 해칠 수 없어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을 해치는 선택을 합니다. 

더구나 웃픈 것은, 자살을 택한 이유도 착한 심성 때문이지만, 또한 죽음 앞에 망설이는 것도 착한 심성에 기인한다는 점입니다. 죽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신의 죽음이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걱정합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덜 아팠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저는 두 인물이 처한 사정이 한국사회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다수 서민들의 한 전형을 담아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그들이 지닌 양순한 심성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정이 갔습니다. 특히, 자신의 처지보다 상대의 아픔과 슬픔을 더 크게 느끼면서 서로를 애써 위로하려는 여러 노력들이 흐뭇하면서 동시에 눈물겨웠습니다. 

그러니까, 연출의 입장에서 이 작품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꼭 안아주고 싶은 두 사람, 그들의 애잔한 하룻밤"입니다. 그 하룻밤의 이야기가 극장을 찾아주실 착한 심성의 관객들께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시는 길

창조소극장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2가 13 2층